일상의 여행

눈에 거슬리던 마제소바를 해치우다(마제루치)

여행스토리텔러 2025. 1. 19. 11:27

1. 들어가며

매일 운동하러 가는 길에 '마제루치'라는 마제소바 가게가 있다. 오픈한지는 1년 남짓된 것 같은데, 저녁 식사 시간에 항상 사람들로 꽤 붐빈다. 몇년 전부터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기로 결심한 입장에서 항상 면보기를 돌같이 보고 있지만 얼마나 맛이 있을지 궁금하긴 했다. 대충 어떤 맛인지 상상이 갔기 때문에 굳이 방문해 볼 생각은 안했지만, 매일 운동하러 가는 길에 가게 안에 가득한 손님들을 보면서 커져만 가는 궁금중에 결국 굴복했다. 마제소바 이야기다.
 

신호등 건너편의 마제루치

 

2. 마제소바란?

우선 마제소바가 뭔지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마제소바(まぜそば)는 일본 라멘의 한 종류로, 국물이 없는 비빔 라멘이다. 일본어로 "마제(まぜ)" 는 "섞다", "소바(そば)" 는 "면"을 의미하므로, 직역하면 "섞는 면" 이라는 뜻이다. 국물이 있는 일반적인 라멘과 달리, 마제소바는 걸쭉한 소스와 다양한 재료를 섞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名古屋) 지역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원래는 대만 라멘(台湾ラーメン) 의 변형으로 시작되었는데, 대만 라멘은 일본에서 발전한 매운 라멘 스타일로, 나고야의 명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어떤 가게에서 국물 없는 스타일로 변형하여 제공하면서 새로운 요리가 탄생했고, 이를 "마제소바"라고 부르게 되었다고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오래된 일본 음식은 아닌거다. 
 

3. 마제루치

마치 아라치 마루치라는 말이 생각나는....그래서 호기심을 자아내던 가게 이름이다.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 앞 상가 건물 지하에 내가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가 있는데 건물이 위치한 사거리 신호등 앞에 가게가 서 있다. 그래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도중에 항상 가게를 몇 분간 강제로 볼 수 밖에 없다...

 

4. 가게 안 분위기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면 일본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그렇다고 다양한 현지 소품이 많은 건 아니고 그냥 여러 이미지들을 벽면에 붙여 놓은 정도다. 그래도 뭔가 나름 일본 스럽기는 하다.  

여러가지 포스터들

 
테이블은 없고 바 형태(다치)로 혼밥하기에 좋다. 사실 이렇게 혼밥 하기 좋은 가게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한국은 혼밥인들에게 너무 삭막한 곳이다...ㅎㅎ. 가게 밖으로 보이는 화려한 컬러의 한글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면, 가게 안은 꽤 일본 스럽다. 

바 형태의 내부

 

5. 그래서 맛은?

사실 제일 중요하다. 네이버 후기를 보면 꽤 평가가 좋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입맛에 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식당에 가면 항상 가장 기본적인 메뉴를 시켜본다. 아마도 이런 나의 자세는 예전에 꽤 인기가 있었던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이 한 대사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스시집에 가면 계란말이 초밥을 먼저 먹어 보아라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마제소바다. 거기다가 반숙 계란을 토핑을 얹혔다. 돈까스를 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돈까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패스. 
 

 


일단 맛은 기본 이상은 된다. 하지만 내가 가장 꺼리는 것이 단맛이 강한 음식이다. 그래서 요즘 짜장면을 못 먹는다. 어느 가게를 가더라도 짜장면이 너무 달기 때문이다. 춘장의 쓴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섞이고 거기에 돼지 기름 맛이 합쳐진 옛날 짜장면이 너무 그립다. 그런 짜장면이 이제 세상에는 없는 것 같다...
 
암튼 맛은 있는데 살짝 단맛이 강했다. 아주 단맛이 강한건 아니지만 음식의 메인 맛에 단맛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이런 단맛이 다른 맛과 잘 조화를 이루니까 사람들이 맛있다고 평가하는 것 같긴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꽤 맛있는 마제소바일 수는 있겠다. 개인적 평가로 가끔 먹는 것으로는 큰 무리는 없을 것 같고, 요즘 입맛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꽤 좋아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