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6 (16)
여행스토리텔러

낯설지만 묘하게 익숙한 도시에서중국 도시 대련(大连)은 한자로는 ‘큰 연결’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나름 유명한 도시인데, 가까운 곳에 안중근 의사가 투옥된 뤼순 감옥도 있고, 멀리 고구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 가면 우리 땅이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대련은 '사랑에 빠지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걷다 보면, 차가운 동해의 바람과 함께 어디선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운이 스며든다. 한국과 일본, 러시아, 그리고 유럽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도시의 표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바다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도시대련은 중국에서도 큰 항구 도시 중 하나다. 부산처럼 많은 해상 화물 물동량을 담당한다. 한때는 한국이나 일본 회사의 조선소가 있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항구 도시라서, 바..

경기도에 살지만 서울시에 위치한 호텔에 묵는 일이 종종 있다. 대개 다음날, 아침 일찍 서울에서 업무가 있을 때 컨디션 유지를 위해 일이 있는 곳 근처에서 미리 하루 전에 호텔에 숙박한다. 호캉스가 아닌바에야 특급 호텔에 머무를 수는 없고 보통 비즈니스 호텔에 묵는데, 이번에(2025년 6월) 엠디호텔 독산 지점에 숙박했다. 필요한 것만 있는 비즈니스 호텔엠디호텔은 프랜차이즈인 것 같다. 동일 이름의 호텔이 서울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지점이 있다. 서울 독산 지점 위치는 아래 지도와 같다. 금천 세무서 바로 옆 건물이다. 호텔 입구는 로터리 형태로 오피스텔과 아파트, 호텔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둥근 로터리의 규모는 작아서 처음 주차하러 들어갈 때 약간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깨끗함을 유지하..

처음 요코하마역에 도착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전철을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 곳곳에 갈라지는 출입구, 수많은 인파와 간판들. 요코하마역은 단순한 ‘교통의 요충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작은 도시이자 살아 숨 쉬는 미로와 같은 매력이 있다. ‘끝없는 미로’가 주는 독특한 경험요코하마역은 일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복잡한 구조를 자랑하는 곳이다. 100년 넘는 개‧보수를 반복하면서 명확한 끝이 없는 설계, 그래서인지 “요코하마역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농담 같은 말도 전해진다. 길을 잃는 게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복잡하지만, 그 미로 같은 구조 속을 걷다 보면 오히려 숨은 가게나 로컬 공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의도치 않게 만난 바, 좁은 골목 속의 아틀..

필리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있다. 세부와 보라카이 같은 멋진 해변, 아니면 범죄와 위험이 도사리는 도시. 마닐라는 여행지로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아마도 카지노가 합법이라, 카지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일테다. 그런데 세계 여러 곳을 여행가 본 나에게 정말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가 마닐라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바로 그린벨트(GreenBelt)라는 존재가 하나의 이유다. 고층 빌딩 숲 속에 자리 잡은 열대 야자 숲. 그린벨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그린벨트는 필리핀 최대 부동산 개발사 Ayala Land가 1980년대 후반부터 마닐라의 마카티 지역을 현대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도시 공간 안에 자연을 끌어들이자’는 것이 바로 컨셉이..

엄마는 4년전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중기에 이르렀다. 처음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는 평소 엄마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에, 혹시 병원에서 오진한 것이 아닌가? 의심도 했다. 하지만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고, 엄마 역시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엄마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두고두고 회상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일년에 한번씩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후지산 근처의 카네야마엔(kaneyamaen)이라는 호텔이다. 호텔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후지산. 이 호텔은 후지산이 잘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텔 정문에 도착해서 뒤를 돌아보니 덩치 큰 후지산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일본의 온천 호텔은 종업원들이 로비에서..

요즘 2030세대 사이에서 저속노화 식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어떻게 어린 나이에 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나이때는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실제로 뭔가 몸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흘려 듣기 마련인데,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가 되었다는 것이,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저속노화 식사는?암튼, 저속노화 식사의 요체는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인데, 탄수화물보다는,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말한다. 그런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바쁜 직장인이 매 끼니마다 그렇게 알뜰 살뜰 준비해서 먹기는 어렵다. 특히 나처럼 아침에 카페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자주 ..

대부분의 일본 중심가가 그렇지만 요코하마역 주변도 거대하고 복잡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도쿄의 신주쿠역 못지 않게 복잡하다. 요코하마에서 2년을 살았고, 매일 요코하마역을 통해 등교했지만 요코하마역 주변을 완벽하게 정복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거대한 역이다보니, 맛집이나, 멋진 카페, 볼거리를 소개하기 어렵지만, 내가 애정하는 레스토랑 겸 바(bar)를 소개하려고 한다.알로하 테이블(Aloha Table) 살짝 바다가 보이는, 비밀의 장소지도에서 왼쪽 분홍색은 요코하마역이고 노란색은 여러 출구를 나타낸다. 알로하 카페는 지도상에서 오른쪽으로, 역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데, 요코하마 역에서 내린다면 찾아가는 방법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는 그렇고, 구글 지도로 검색해서 찾아가길 추천한다. 어쩔 수 없다...

어느 날, 광교 엘포트몰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샐러드 집. 전체적인 가게 분위기가 뭔가 심플하면서, 기본에 충실할 것 같은 외관을 지닌 레스토랑이라 눈여겨 보았다. 메뉴판을 보니, 음식의 플레이팅도 괜찮아 보였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먹어보마 했는데, 드디어 오늘 먹었다.! 가게의 위치와 첫인상광교 엘포트몰 1층에 자리잡은 밀리터리는 통로에 위치하고 있어서, 처음 보면, 버스 정류장의 매점같은 느낌이 든다. 아래 실제 사진을 보면, 왜 그렇게 느꼈는지 공감이 될 것이다. 가게의 형태가 이러다보니, 뭔가 급하게 먹고 일어서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편안한 분위기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손님들을 가게로 불러 모으는 것이 조금 불리할 것 같았다. 모처럼 엘포트몰까지 왔는데, 식사..

가와구치 호수는 에도시대에 후지산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호수 중 하나다. 이 호수는 강물에 후지산이 거울처럼 비쳐지는 것으로 아주 유명하다. 가와구치 호수는 후지산 북쪽 기슭, 야마나시 현에 위치하며, 해발 830m 지점에 있어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얼음이 관측될 정도로 시원하다. 지도를 보면 대략 도쿄에서 이 정도 거리에 있다. 도쿄 신주쿠에서 특급 ‘후지 익스커션’ 직행 열차로 약 1시간, 고속버스로는 약 2시간 소요된다. 전망대에서 호수와 후지산을 보자이곳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지만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케이블카를 타고 텐조야마 전망대에 올라가 호수와 후지산을 바라보는 것과, 유람선을 타고 호수에서 후지산을 보는 것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둘 다 해보기로 했다. 아래 사진에서 아이..

들어가며카페에서 머신으로 추출하는 커피가 맛은 제일 좋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어, 이제 슬슬 드립커피로 눈을 돌리는 중. 그래서 프랜차이즈 카페나 마트에서 드립 커피가 보이면 일단 사 놓고 집에 재워둔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드립 커피 종류는 일본이 훨씬 더 다양하다. 그래서 일본에 가면 거의 항상 드립 커피를 구매한다. 이번 방문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뭘 업어 왔을까? 탈리스(Tull'ys) 커피일본 현지에서는 가장 맛있는 커피 브랜드라는 탈리스. 아마도 한국의 할리스라는 카페 프랜차이즈 이름도 탈리스에서 힌트를 얻지 않았냐고, 합리적으로 의심해 본다. 물론 나는 한국의 할리스를 매우 애정하는 사람이므로,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무시하지는 않는다. 하하. 암튼, 탈리스에서도 드립 커피를..